맥쿼리는 어떻게 돈을 벌까? 5

요즘 인천공항 민영화 논란으로 인해 호주 출신이지만 전 세계를 지역기반으로 하고 있는 맥쿼리라는 회사가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여러 분들이 즐겨 들으시는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에서도 맥쿼리를 잠깐 다뤘지만 나꼼수 멤버들도 민간투자사업과 그를 통해 돈을 벌어가는 맥쿼리의 구조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한 것 같아서 이에 대해 설명하는 글을 적어 보고자 합니다. 먼저 민간투자사업이 어떤 사업인지에 대해서부터 설명드리고, 맥쿼리가 이를 통해 어떻게 부당한 이익을 뜯어가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이하 '민간투자법')상의 민간투자사업에 대해

공공사업에 있어서의 민관협력, 즉 민간투자법상의 민간투자제도가 추구하는 본질적인 이념은 공공사업에 대하여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민간의 자본과 경영기법을 도입하여 공공사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민간 참여의 유인책으로서 민간사업자의 수익성 또한 일정 부분 보장하는 데 있습니다. 요컨대, 공공성과 효율성 및 수익성의 균형이 민간투자제도에 있어서 요구되는 조건이고 따라서 민간투자제도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주체가 되어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공공사업을 실시하되 민간부문의 수익성 보장을 담보로 민간의 자본과 경영능력을 도입하여 사회기반시설의 건설과 운영에 효율성을 기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공익에 이바지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흔히들 범하는 오류가 민간투자법상의 민간투자사업과 공적 임무의 기능 사화(私化, 흔히 민영화라고 합니다)를 혼동하는 것입니다. 기능 사화는 말 그대로 지금까지 국가가 해 오던 공적 과제를 그대로 민간에게 넘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민간투자법상 민간투자사업은 어디까지나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주체가 되어 사업을 시행하게 됩니다. 기능 사화의 대표적인 예로 KT를 들 수 있겠고, 영등포, 왕십리, 청량리 등의 민자역사도 기능 사화에 해당합니다. 인천공항을 매각(매입?)한다면 그것도 기능 사화에 해당하겠지요.
서울춘천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 인천공항고속도로와 같은 민간투자사업은 주무관청인 국토해양부가 사업의 주체이지만 민간사업자가 건설과 일정 기간의 운영을 담당하고(소유권은 국가에 귀속) 일정한 수익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사실은 인천공항고속도로처럼 꼭 필요한 사업은 민간투자사업으로 하지 않았다면 국가재정을 전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사업입니다만, 민간투자사업의 구조라면 재정과 더불어 실제 이용자의 사용료가 그 재원이 됩니다.

2. 최소운영수입보장(MRG)가 문제인가?

당연히 문제입니다. 최소운영수입보장이란 애초에 예측된 수요에 실제 수요가 미달할 경우, 미달분을 재정으로 보전해 주는 것입니다. 얼핏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라면, 민간투자사업으로 사업을 시행하지 않았더라면 어차피 그 운영비는 재정으로 부담해야 할 것이었을 텐데, 처음부터 재정으로 운영비를 부담하나, 민자사업을 통하여 사후에 재정을 부담하나 그것이 그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두 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첫째는, MRG는 운영비 보전이 아니라 예상 수익의 보전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재정사업으로 할 때에 비하여 재정이 추가로 들어갈 위험성이 있습니다. 둘째로, 민간투자사업의 취지인 민간의 경영능력 발휘가 MRG로 인해 형해화된다는 점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운영수입을 보전해 주는데, 누가 경영효율화 노력을 하겠습니까?
민간투자사업의 시행 초기에 인프라시설을 조속하게 확충하기 위해 MRG를 주었고, 실제로 이를 통해 민간투자사업이 세계 제일로 활성화되었습니다(전 사업을 재정으로 했을 때에 비하면 MRG를 주더라도 국가의 재정은 절감되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협약 체결 기준) 2006년 이후 사업에서는 사실상 MRG가 폐지됩니다.

3. 맥쿼리는 민간투자사업에 어떻게 참여하는가?

민간투자사업의 초기 자본은 출자자의 출자와 채권을 통한 조달액, 그리고 정부 재정지원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출자자는 크게 두 부문으로 구성됩니다. 하나는 건설출자자, 또 하나는 금융출자자입니다. 민간투자법은 민간투자사업을 위한 이른바 ‘인프라펀드’의 조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인프라펀드는 민간투자사업에 금융출자자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맥쿼리와 같은 전문 금융회사는 인프라펀드를 통해 출자자로 참여하는 한편, 채권자로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미 나꼼수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사실은 국내 자본과 결탁하여 ‘신한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같은 펀드를 만들지요. 출자자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실시협약에 제시된 수익률, 즉, 출자액에 따른 일정한 금액이며, 채권자가 얻는 수익은 채권에 부여된 이자겠지요.

4. 맥쿼리의 세 가지 수입

여기까지 보신 분들은 수입구조가 두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시겠지요. 바로 출자자로서의 배당금 혹은 지분의 매매차익과 채권자로서의 이자 말입니다. 하지만 맥쿼리는 놀랍게도 출자자로서의 지위와 채권자로서의 지위를 동시에 갖고 있는 점을 이용하여 세 번째 수익을 만들어 냅니다. 먼저 정상적인 수익부터 짚어 나가지요.

(1) 출자자로서의 수익
만약 민간투자사업의 많은 수익을 올린다면(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오히려 서울시에 초과이익으로 매년 수백억을 납부하고 있습니다.), 출자자들은 배당과 지분의 매매차익을 통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업 초기의 수요예측 잘못으로 인해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이 대부분이니까요. 하지만 MRG 등을 통하여 계획했던 수익을 내는 사업도 있는데, 어느 정도 수익이 나면 대부분 전액 배당을 합니다. 인프라사업은 생산설비를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하는 사업과 달리 초기에만 설비를 투자하면 되니까 전액 배당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채권자로서의 수익

2010년까지 금융계약이 체결된 사업 중 40여개의 사업을 골라 평균 이자율을 구해 보았습니다. 8%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파악됩니다. 일반적인 대출 금리와 비교할 때 크게 과다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다음 표를 보시기 바랍니다.

구 분 이자율
대상 수6
평 균13.93%
최 대17.40%
최 소10.00%

민간투자사업에서의 어떤 특수한 경우의 이자율입니다. 이 사업들에 맥쿼리가 참여하였는지 여부는 조사하지 않았습니다만, 아마도 맥쿼리가 참여하였을 것입니다. 이 금융기법은 맥쿼리가 고안한 것이니까요.
민간투자사업은 리스크가 매우 적은 사업으로 평가됩니다. MRG가 있던 시절에는 MRG를 통해 최소운영수입이 보장되고, MRG가 폐지된 2006년 이후에는 수요 예측을 아주 철저하고 보수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을 시작하기는 힘들지만 일단 시작한 사업은 어느 정도의 수익은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2006년 이후에 협약이 체결된 사업 중 실제 개통하여 운영하는 사업이 아직 없기 때문에 실제로 확인은 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채권자 입장에서는 부도를 당할 확률이 아주 적고,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이자율이 낮아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맥쿼리는 이른바 ‘후순위대출약정’이라는 기법을 고안하여, 자금재조달을 통해 기존 사업들의 재무구조를 바꾸어 버립니다. 후순위채권자는 선순위채권자가 채권을 모두 상환받은 후에야 채권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언급한 대로 부도의 리스크가 적은 민간투자사업에서 아무리 변제를 늦게 받더라도 고리의 이익이 보장되는 구조지요.
15%를 넘나드는 고리의 이익을 획득하는 한편, 이 기법은 또 하나의 달콤한 열매를 안겨다 줍니다.

(3) 법인세의 회피

LBO, 즉 레버리지 바이아웃 효과에 대해서는 잘 아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직장에 다니시는 여러분이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면 1년에 얼마나 되는 돈을 더 모을 수 있을까요? 맥쿼리가 참여하여 후순위채 방식으로 자본 구조를 바꾼 민간투자사업의 법인은 법인세를 내지 않습니다. (1)에서 설명한 대로 이익이 나더라도 전액 배당을 하기 때문이며, (2)에서 설명한 약 15%의 후순위채의 높은 이자율이 비용으로 계상이 되어, 아무리 영업이익이 나더라도 높은 비용 덕분에 전체적인 재무구조는 적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출자자와 채권자가 실질적으로 같습니다. 결국은 자기 주머니로 들어가는 이자비용 때문에 수익이 나더라도 실질적으로 수익은 챙기는 반면, 수익에 따른 법인세는 내지 않는 겁니다.
그렇다면 세법상의 ‘부당행위계산의 부인’을 통하여 이를 환수할 수 있을까요? 현재의 법인세법상의 규정에 따른다면 (적어도 제 해석으로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4) 사소하지만

금융 비용의 과다계상을 통하여 초과 이익을 부당하게 가져가기도 합니다. 이건 애교로 봐줍니다.

5. 요약하자면

길고 지루한 글을 다 읽지 않으실 분들을 위해 맥쿼리가 돈 버는 방식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출자자로서의 배당
-> MRG가 문제가 있기는 하나, 도입 당시에는 이유가 있었고, 현재는 폐지되었으며, 맥쿼리와 큰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님

(2) 후순위채 채권자로서의 이자 수익
-> 평균 13% 이상의 이자 수익을 챙김

(3) 법인세의 회피
-> LBO

민간투자사업은 잘만 운용하면 정부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참여와 협력’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제도입니다. 공공성을 강화하고 특히 금융 부문에 대한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합니다. 즉, 공무원들이 부지런해져야 하고, 국민들도 감시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약점을 파고 들어온 맥쿼리와 같은 거대 자본은 이 와중에 신묘한 기법으로 많은 수익을 챙겨갑니다. 맥쿼리 특기가 털고 나가기인데, 이제 우리나라는 다 털었다고 판단했는지(마지막으로 인천공항 노리는 듯), 다른 인프라사업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맥쿼리가 부당한(하지만 위법하지는 않은) 이익을 챙겨갔으니, 소 잃고 나서 외양간이라도 고친다는 심정으로 인프라 조달 시장에서의 합리적인 규제를 해 나가야 할 겁니다.
다행히 우리 나라는 민간투자사업 규제를 위한 환경은 다른 나라에 비해 잘 마련되어 있는 편입니다.

덧글

  • 춤추는콩알 2011/12/06 08:18 # 답글

    이명박 참 나쁜 대ㅐ통령이네요.맥쿼리 같은 회사에 민자사업으 맡기다니ㅠㅠㅠ
  • 처녀자리 2011/12/06 08:26 #

    음, 실은 과거 사업들은 이명박 대통령과는 별 상관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거 아니라도 충분히 나쁜 대통령이라서요.
  • 춤추는콩알 2011/12/06 08:40 #

    이제 김윤옥씨가 600만불 받아먹으면 전임과 다를게 없게 되겠군요
  • 처녀자리 2011/12/07 09:56 #

    지금 하신 말에 대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무척 부끄러워하고 계실 테니 더 이상의 말을 하지 않도록 하지요.
  • 춤추는콩알 2011/12/07 10:36 #

    제가 왜 부끄럽겠습니까?제 아!내가 600만불 받은것도 아닌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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