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수용의 한계는? 2

우리나라 헌법은 토지의 수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23조 ①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②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런데 제23조 제3항의 '공공필요'가 어떤 의미인지, 어느 범위까지를 말하는지는 하위법과 법원 및 학설의 해석에 맡겨져 있는 실정입니다.심지어 기업도시 개발 특별법, 관광진흥법, 도시개발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지역균형개발 및 지방중소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 택지개발촉진법 등 다수의 법률이 사인을 위한 수용 역시 허용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용주체가 사인이 되더라도, 헌법이 얘기하고 있는 공공필요가 확실히 인정된다면 수용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겠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런 수용의 범위가 상당히 넓다는 점에 있습니다.

얼마 전 “나는 꼽사리다”라는 팟캐스트 방송에서 우석훈 박사가 심지어 골프장을 건설할 때도 토지수용이 가능하다고(제7회 1시간 20분경) 얘기했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우석훈 박사의 얘기는 작년 여름까지는 사실이었습니다만, 이 건에 대해 어떤 맥락에서 그러한 얘기가 나왔는지 살펴보고자, 그리고 수용은 도대체 어느 범위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고자 이 글을 적습니다. 먼저 미국과 독일에서 어떤 기준으로 수용이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우리 헌법재판소의 판례 및 골프장 건설을 위한 토지 수용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살펴봅니다.

1. 미국과 독일의 수용 기준


미합중국의 연방헌법 수정 제5조는 “누구든지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생명·자유 또는 재산을 박탈당하지 아니하고, 정당한 보상 없이 사유재산을 공공수용당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수정 제14조에서는 “어떠한 주도 적법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사람으로부터도 생명·자유 또는 재산을 박탈당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토지 수용은 여기서 규정하는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지요.


토지 수용에 관한 많은 판례들이 있습니다만, 기존의 미 연방대법원의 다수의견이 수용과 공공필요에 대하여 가지는 관점은 다음의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공적 사용에 관한 결정권은 상당부분 입법부에 유보되어 있다는 점, 둘째, 재산의 새로운 사용이 세수 증대나 일자리 창출, 심미적 즐거움과 같은 부차적 공공이익을 창출할 것이 예상된다면 그러한 새로운 사용은 공적 사용에 해당한다는 점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주거시설의 확충, 공장 건설 등을 위해서는 수용이 허용되고, 호텔, 쇼핑센터, 비즈니스 테크놀로지 파크 등의 건설을 위해서는 수용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독일연방기본법 제14조 제3항은 “공공수용은 공공복리를 위해서만 허용된다. 공공수용은 보상의 종류와 범위를 정한 법률에 의해서 또는 법률에 근거하여서만 행하여진다. 보상은 공공의 이익과 관계자의 이익을 공정하게 형량하여 정해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독일 기본법상의 수용의 요건은 공공복리 목적, 법률의 근거, 공정하게 형량하여 정해진 보상의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연방헌법재판소에 따르면 공공복리 관련성은 재산권 제한을 위해 설정된 것으로서 국가의 수익을 위한 재정적 목적이나 순수한 사적 목적을 위해서는 인정될 수 없지만 사적인 사용이 동시에 공공복리에 부합하며 이것이 장기간 지속 가능할 경우에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물론 연방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이는 입법자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연방헌법재판소는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토지수용과 자동차회사의 테스트코스 마련을 위한 토지수용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기업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간접적으로 공공복리에 부합할 뿐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2. 우리 헌법재판소의 기존 입장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충남 아산시의 탕정면 일대의 토지에 대하여 수용을 신청하고, 충청남도지사는 이를 승인합니다. 수용대상이 된 과수원과 농장의 소유자들(아버지와 두 명의 아들)은 대전지방법원에 위 지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대전지법 2004구합2853)을 제기하였고, 소송계속 중 지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산업입지법 제11조 등을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당해 법원에 의하여 지정처분취소청구 및 위헌제청신청을 2005년 12월에 모두 기각당하고 2006년 2월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지요.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서 합헌판단을 합니다.


3. 골프장을 둘러싼 이야기

본래 체육시설을 도시계획시설사업의 대상이 되는 기반시설의 한 종류로 규정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체육시설 중 전문체육시설인 골프장 역시, 그 건설을 위해 수용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래 그림처럼 전국 곳곳에 골프장 건설을 위한 토지 수용이 이루어지고 있었지요.



그림에서 두번째로 많은 토지를 수용당한 안성시의 주민들이 이 그림을 만든 녹색연합과 함께, 수원지방법원에 토지수용재결의 부당성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합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이 사건 토지수용재결의 근거법인 국토계획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지만, 수원지방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2008년 10월에 헌법재판소에 이른바 위헌소원을 직접 청구합니다. 여기까지의 정황은 제가 2009년 12월에 발표한 "Problems with the Power of Eminent Domain Authority for praivate Entities"이라는 논문에서 밝힌 적이 있는데, 사건 접수 2년 반을 넘어선 지난해 6월 헌법재판소가 드디어 이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놓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체육시설은 시민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에서부터 그 시설 이용에 일정한 경제적 제한이 존재하는 시설, 시설이용비용의 다과와는 관계없이 그 자체 공익목적을 위하여 설치된 시설 등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넓은 범위에 걸쳐 있다. 따라서 그 자체로 공공필요성이 인정되는 교통시설이나 수도•전기•가스공급설비 등 국토계획법상의 다른 기반시설과는 달리, 기반시설로서의 체육시설의 종류와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기 위해서는, 체육시설 중 공공필요성이 인정되는 범위로 한정해 두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정의조항은 체육시설의 구체적인 내용을 아무런 제한 없이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으므로, 기반시설로서의 체육시설의 구체적인 범위를 결정하는 일을 전적으로 행정부에게 일임한 결과가 되어 버렸고, 이로 인해 시행령에서 공공필요성을 인정하기 곤란한 일부 골프장과 같은 시설까지도 체육시설의 종류에 속하는 것으로 규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까지 수용권이 과잉행사될 우려가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정의조항은 개별 체육시설의 성격과 공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구체적인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대통령령에 입법을 위임하고 있으므로 헌법상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여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판시합니다.

요약하고 사례에 비추어 쉽게 풀이하자면, 체육시설의 건설을 위하여 수용권을 부여하는 것 자체는 합헌이나, 그 체육시설의 범위를 법률에 정하지 않고 대통령령에 위임하여 결과적으로 골프장이 체육시설에 포함되도록 한 것은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공공필요’라는 개념의 의미는 시민의 대표인 의회에서 제정한 법률로 정해야 한다는 점은 헌법재판소가 분명히 한 것이지요.


공공필요의 개념 자체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판단해 주지 못한 면은 아쉽지만, 적어도 골프장은 국회가 입법한 법률이 아니면 이를 건설하기 위해 수용하지 못한다는 점은 분명히 한 것 같습니다. 앞서의 탕정단지 판결과 연계하여 보면, 우리 헌법재판소도 미국 대법원과 유사한 기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4. 정리

제가 계속해서 해 온 얘기입니다만, 결론적으로 토지 수용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첫째로, 사업의 공익성에 대한 목적규정이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되어야 합니다. 즉, 공공필요의 판단 기준인 사업의 공익성의 정도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잣대로서 공익성판단기준을 행정지침으로 정할 것이 아니라 개별 법령에 정하도록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둘째, 계속적 공익사업수행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여야 합니다. 예컨대 민간투자법에는 주무관청에 의한 사업시행자에 대한 관리․감독권이 규정되어 있어, 주무관청이 사업의 공공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감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기타 사인에 대한 수용을 규정하고 있는 개별법상에도 행정청의 공익을 위한 처분, 법령 위반시의 처분, 감독명령권, 환매권 및 조세․부담금 감면의 실효조항 등을 마련하여 사인의 공적 임무를 계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수용되는 재산권의 보상 및 개발이익의 적절한 환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인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국민에 대한 생존 배려가 아니라 영리 추구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인에 대하여 직접적인 공공성 유지를 강요하기보다는 사인의 사업 시행으로 인해 얻어지는 개발이익을 적절하게 환수함으로써 공공성과의 조화를 꾀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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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 좋은 집이 하나 나왔습니다 2

제가 이용하는 부동산사이트에 이런 게 올라왔습니다.

http://www.immobilienscout24.de/expose/63143224

아래 있는 집이 월세 1유로에 나왔네요. 지하철역과는 15분 정도 거리지만, 바로 앞에 1번 버스가 다닙니다.



좋아 보이죠? 이 곳은 바로 독일 대통령궁인 Schloß Bellevue입니다. 현재의 독일 대통령 Christian Wulff는 사저에 살면서 집무만 여기서 본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아무튼 실권 없는 독일의 대통령이 사는 집입니다.

작년 2월, Wulff가 니더작센주 지사였을 때 친한 사업가와 의심받을 만한 관계를 녹색당에서 감지하고 그 사업가와 무슨 상거래를 했느냐고 질문을 했는데, Wulff는 "없다" 라고 단언을 했습니다.

슈피겔지가 이 내용이 석연치 않음을 짐작하고 조사를 했는데, 그 사업가의 부인으로부터 50만 유로를 싼 이자로 대여한 사실이 밝혀졌네요.(사업가가 아니고 그 부인한테 빌렸으니 거짓말한 건 아닌가요?)

Wulff는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친한 친구한테 돈도 빌릴 수 없는 나라라면, 난 그 나라의 대통령 따위 안 할래"라고 하면서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변을 했지만, 독일의 야당과(Wulff는 여당인 CDU 소속) 시민사회는 계속해서 퇴진을 요구하고 있네요.

작년 김진숙 지도가 크레인 위에서 농성할 때 지지서한까지 보내면서 우리 시민들에게 이미지는 좋은 Wulff가 이렇게 곤경에 처해 있군요.

그래서 대통령관저가 곧 빌 테니까, 부동산 사이트에 저런 장난글도 올라오는 거고요.

실권이 전혀 없는 내각책임제에서의 대통령이, 과거에 친구 부인으로부터 융자를 받았고, 그 사실을 부인했던 일 때문에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데요,

도덕적으로 완벽한 대통령을 두고 있는 나라의 국민으로서, 독일이 참 안되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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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의 기억 0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세계적으로도 파란만장했던 2011년이 약 8시간 가량 남았다. 내 인생의 중대한 기로였을 뿐만 아니라, 인류사에도 뚜렷하게 기억에 남을 한 해를 기억하기 위해 이 기록을 남긴다.

아랍 여러 나라들의 민주화운동이 SNS를 기폭제로 하여 불붙었고, 성공했거나 진행중이다. SNS는 애플을 비롯한 스마트폰의 대중적인 보급을 통해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우리 나라에서도 각종 사회현상이 트위터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었고, 이 힘은 기존의 언론을 압도하였다. 애플의 팟캐스트를 통해 제공된 김어준, 정봉주, 김용민, 주진우의 ‘나는 꼼수다’라는 방송 역시 SNS와 더불어 확산되었고, 결과적으로 사회 변혁에 큰 영향을 끼쳤다.


세계 각국이 이제 고립되어 살 수 없다는 것은 스마트폰과 SNS가 아니더라도 이미 오래 전부터 인식되고 있는 사실이다. 연초 일본에서 일어난 대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원자력발전소 붕괴로 인한 방사능유출 사건은 멀리 다른 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 일로 인해 에너지생산방식 중 원자력발전에 대한 회의가 일었고, 독일은 주별로 원자력의 완전 폐기화의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정치적으로도 이 일은 유럽 내 환경친화 정당들이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를 통해 경제와 사회복지 등 많은 분야에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유럽에 다시 복지 논의가 불어닥친 데에는 유로존의 경제위기도 한 몫을 했다. 유로존의 경제위기는 유럽에 유학중인 외국인학생들에게는 더 큰 재앙이지만, 그 동안 묻혀 있던 유로존의 잘못된 점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역할도 했다고 볼 수 있다. 독일, 프랑스의 채권정책이 도마에 올랐고, 유럽공동체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많은 논의가 일었다.


비단 올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미국의 월가에서 비롯된 금융위기는 세계 여러 나라의 경제정책에 영향을 끼쳤고, 자유주의 경제관은 다시 국가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라는 담론으로 회귀했다.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외친 시위대의 정신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갔고, 국가의 역할에 대한 고찰, 그리고 ‘시장이냐 규제냐’에 대한 논의는 다시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하지만 2007년 대선에서 집권한 대한민국의 이명박 정권은 이와 같은 경제 조류와는 거리를 둔 정책을 펼쳤다. 아니, 아무런 철학이 없이 국정을 운영했기에 정책을 펼쳤다고도 평가할 수 없다.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에서 시작된 자유주의 경제관이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수정 흐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의 통상만능주의는 국가의 역할에 대한 고찰이 없이 FTA의 추진에만 열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냈음은 당연하다. 이미 언급한 대로 SNS의 발달은 시민들을 더 이상 수동적인 국가행위의 객체로 머물러 있게 하지 않았다. 이미 두 번의 시민혁명을 치러낸 대한민국의 시민들은 이명박 정부의 국가 운영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 목소리를 냈지만, 정부의 응답은 기만과 탄압이었다. FTA는 날치기로 비준동의되었고, 가장 강력한 반대의 목소리를 낸 제17대 국회의원 정봉주는 결국 3년만에 이루어진 대법원 확정판결을 통해 시민사회와 (물리적으로는) 격리되었다.


시민과의 소통이 없이, 그리고 국가의 역할과 미래에 대한 고민과 철학이 없이 이어진 국정 운영은 한진중공업의 노동자 탄압에 대한 무관심, 제주 강정 해군기지의 무조건적인 밀어붙임 등으로 나타났지만, 이 역시 시민의 힘으로 극복할 움직임이 일었다. 지도위원 김진숙이 309일 동안 올라가 있던 크레인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희망을 담은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졌고, - 나는 295일째 되던 날 영도로 김진숙 지도를 찾아갔고, 그녀의 의연한 모습에 승리를 확신하고 독일로 돌아왔다 - 이 움직임은 지난해 말에 있었던 홍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 제주 강정의 해군기지 반대 투쟁과도 연계되었다. 비열한 선거 방해 공작이 있었지만, 시민의 힘으로 이를 이겨낸 일도 있다.


이렇게 파란 곡철로 계속된 2011년의 나는 무엇을 했을까? 아마 저 세계사의 흐름과 함께 나의 삶도 이어졌을 거라고 먼 훗날 되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실체 없는 이른바 ‘파생상품’과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경제위기와 FTA 논의, 그리고 국가의 역할에 대한 논의는 학문세계에도 예외 없이 영향을 끼쳤다. 나의 연구 분야인 조달과 민관협력(PPP), 인프라스트럭처에서 역시 ‘시장이냐, 규제냐’하는 물음이 매우 중요해졌다.


이와 같은 주제를 가지고 3월에 학회에 등단을 했고, 7월에는 이러한 고민을 안고 새로운 해답을 찾고자 직장을 퇴직하고 독일로 향했다. 독일에서의 논의도 부족한 면이 많지만, 같은 주제에 대해 고민한 학자들이 많고, 기존의 연구물이 많은 독일에서 위와 같은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했다. 또한 유럽연합이라는 시장에서 규제가 어떻게, 어떤 범위에서, 어떤 목적으로 이루어지는지 상세히 살필 예정이다.

여러 선생님들의 관심과 도움에 힘입어 어렵지 않게 독일 대학의 박사과정에 들어갈 수 있었고, 조달과 부동산, 인프라스트럭처를 전문 연구분야로 하는 한 신진 독일 교수의 연구실에서 함께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국가 역할에 대한 고민은 사회 현상에 대한 관심과 뗄 수 없기에, 한국 사회와 국제 사회의 동향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였고, 나의 연구물이 향후 공동체에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연구물을 들고 귀국하고자 한다. 김정일의 죽음이 한반도 정세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공부하는 동안 한반도와 동북아시아가 평화를 계속 유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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